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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내의 간병이 어려워지자, 작은딸이 병원에 입원해서 어머니와 쌍둥이 큰딸, 셋이서 한 방을 쓰면 서로 좋겠다는 제의를 했다. 큰 딸 손자가 그의 어머니를 걱정해서 낸 의견을 따르자는 것이다. 그러나 아내는 고개를 설레설레 젓는다. 병원만 생각해도 마음이 오싹한 모양이다. “나와 함께 가도 아니 되겠느냐?”고 물었더니, 그래도 가지 않겠다고 말한다. 이건 단
인생송별회
송기득
2014.09.26 10:59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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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는 “여보, 함께 죽으면 어떻겠소?”라는 괜한 소리를 흘려서 아내의 마음을 흩뜨려 놓았다. 나는 큰 실수를 한 것이다. 아내의 마음을 수습하기에는 너무나 늦었다.‘만일 내가 뇌졸중의 악화로 몸이 뒤틀려 반신불수가 되어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면, 나는 그만 살고 싶은데?’ 그렇게 되면 아내와의 송별기간이 가깝게 좁혀질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해본다. 딸들
인생송별회
송기득
2014.09.04 11:0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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아내의 다리에 힘이 붙은 것을 보고, 이만하면 걷는 연습을 시작해도 무방할 것 같아, 손잡고 한 발짝씩 걸을 수 있는 기구를 가져다 실험을 했다. 거실을 왕복할 수 있었다. 친지가 보고서 팔 힘이 좋다고 하면서 당장에 의료기 상사에 가서 그 기구를 사왔다. 아내는 이제 걸을 수 있게 될 것 같다. 우리 둘은 서로 손뼉을 치며 기쁨과 희망을 나눴다. “사람이
인생송별회
송기득
2014.08.28 11:5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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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느덧 5월이다. 달포쯤 전에, 나는 내가 ‘사람으로’ 받들고 섬겼던 사람들이 나를 보기 좋게 ‘왕따’를 시킨 바람에, 내게 불신과 배신과 실망의 대상이 된 경험을 했다. 그 때의 좌절감은 형언할 수 없이 참담했다. 오히려 내 자신에 대한 파멸과 패배감에 몸서리쳤다. 자신에 대해서나, 상대에 대해서나 철저한 부정의식에 치를 떨었다. 나답지 않게 이게 무슨
인생송별회
송기득
2014.08.22 09:5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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이제 아내는 아마도 회복할 수 있는 건강은 거의 다 회복한 것 같다. 걸을 수만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는데, 엉덩이에 깔개를 받치고 끌고 다녀야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. 끝내 걷지 못할 것 같다. 오랫동안 걷지 않다보니 무릎이 굳어지고 다리가 펴지지 않는다.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아내의 팔 다리를 주무른다. “아이, 시원하다! 아이, 시원하다!” 아주 적
인생송별회
송기득
2014.08.06 15:13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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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번은 아내가 침대를 내려오다가 덥썩 주저앉아 엉덩방아를 찧었다. 그 후로는 엉덩이뼈가 아파서 앉기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. 그래도 내가 방에서 오래 안 나오면 염려가 되어, 예의 그 자가용 방석을 끓고 내 방문 앞까지 뭉겨 와서 나의 안위를 살핀다. 나와 눈이 마주치면 내가 무사한 것을 알아차리고서 그 천진한 웃음으로 나를 반긴다. 그때처럼 아내가
인생송별회
송기득
2014.07.24 15:50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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