“햇볕이 흙을 움직여서 물로 반죽이 된 먼지가 한평생 터덜터덜 걷다가, 시간이 되면 다시 흙으로 돌아간다. 흔적이 어디 있느냐. 왜 햇빛이 가만히 있는 흙을 건드렸는지 모르겠다. 사람은 원래 흙이었다.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 무엇이 두렵냐.”“문학은 한 우물을 파는 사람이 단지 너무 깊이 팠기 때문에 스스로 판 우물에서 도저히 헤어나오지 못할 때 그 사람에게 그 우물에서 솟아 나올 슬기의 샘물을 파주는 것이 아니라 그에게 남이 될 수 있는 힘을 주어 제 모습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하여 그의 굳어진 마음을 열어주고 비열해진 영혼을 끌어올